청명한 늦가을 하늘이 더없이 푸르고,
선명한 감색의 자태를 하늘에 매달아
날더러 오르라 하네.
생전에 아버님이 이르길 감나무에 오르지 말라 하시곤 했는데,
이유는 가지가 약하고, 상한 가지는 밟으면 부러져
낙상하기 십상인 줄 알라 하심이라.
세상일도 이치가 이런한 줄 인생이 한참 지나서야
깨우치는 것을 안타까워 합니다.
그 때는 그랬지요.
먹을 것이 마땅하지 않을 때에
땡감을 울궈 먹던 시절은
제철이 되기전에 먼저 편법으로
항아리에 따듯한 소금물을 재워넣고 2~3일 울구면
아삭아삭 단감이 되었지요.
그리고 시골 운동회날 싸오던 음식에
삶은 밤과 빠지지 않았고요.
곶감을 썰어 말리고, 껍질은 따로 말려두면,
군것질 거리로 들며 날며 주워 먹기도 하고요.
하늘이 파랗고 청명한데
어찌 감나무에 오르지 않을손가!
장대들고 올라서서
감수확을 하는 데 가을 바람은
낙엽을 떨구며 속살을 비집는 느낌이 참으로
신선합니다.
이 가을이 온통 나 혼자 만의 것 인양
행복한 느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