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사는 이야기

맨드라미의 추억

가래산 2014. 9. 28. 10:26

요즘  여름을 견디고 난 맨드라미! 

빨갛게 볼연지 하고 시집가던 우리시대의 누님들 처럼,

수줍고 화사한 모습으로 시골집 장독대나 담장 밑의 화단에서 쉽사리 볼 수 있지요.

 

이 처럼 서민들의 생활과 밀착해 온 꽃의 쓰임은 다양하답니다.

빠알갛게 맑은 꽃차, 천연 염색재료, 꽃 떡인 귀주떡(기주떡, 증편)의 대미를 장식하지요.

"맨드라미 피고 지고 몇 해 이던가?"

옛 노래 "비내리는 고모령" 이 떠 오릅니다.

 

 

여름과 가을에 걸쳐 먹는 귀주떡(증편)이 있지요.

아마도 기온이 높은 계절에 쉽게 변질되는 떡에 비하여

생막걸리로 발효시켜 만든 떡이라서 쉬지 않고, 냉장고가 없던 시절 나름 한 이틀 보관할 수 있어 가능 했겠지요.

백중날이나 추석, 구구절에 명절 떡으로도 자리메김하게 된 것 이지요.

 

쌀가루는 잘 부수어 체에 받쳐내고, 생막걸리와 소금, 설탕을 풀어넣어 질척한 반죽으로 하여

예전 같으면 온돌 아랬목이나, 전기팩등을 사용하여 담요등으로 보온하고, 댓 시간 방치합니다.

 

 

부풀어 오르면 주걱등으로 고루 섞어 기포를 방출시킵니다.

다시 한 번 두어시간 따듯하게 방치하면 발효가 끝나게 되지요.

 

찜솥에 천을 깔고 반죽을 고루 펴주고, 너무 두껍지 않게 합니다.

잘펴진 반죽위에 갖은 고명(밤, 잣, 참깨, 대추, 호두, 맨드라미등등)으로 장식을 한 다음에

약한불에 십여분 김을 올리고, 센불에 이십여분, 그리고 뜸들이기(약한불)에 십여분 하면 완성됩니다.

 

완성된 귀주떡입니다.

남정네의 첫 작품이라 생떡이 아니고 잘 익은 것만도 성공입니다.

                             

 맨드라미의 붉은 물이 곱게 물든 것이 어릴적 어머니가 해주시던 추억을 떠올리게 합니다.

적당하게 썰어 냉장고에 넣고 아침 대용(식빵을 쌀음식으로 )하면 소화도 잘 되고 건강에도 좋아요.

요즘은 종이컵이나 제빵용 컵포장으로 앙증맞게 빚으면 더욱 보기도 좋고 먹음직스럽답니다.

맨드라미, 네가 있어 가을이 좋다!